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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한탄
옥빛의 그림자가 펼쳐지기 이전...
게시일 2024-05-31 10:15:00
사신의 한탄

St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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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or Landing Craft

헌하우: 그들에게 이 이상 무엇이 남아 있느냐, 나의 그림자여? 새로운 후회를 낳는 데 소모되는, 평생을 이어진 묵은 증오. 너의 '칭송받아 마땅한' 주인들에게 몸을 도둑맞은 자들에 대한 질투 - 죽음 너머에서마저, 그들은 너의 것을 너무나도 많이 앗아갔기에.

해야 할 일을 하거라. 아니라면, 너의 영혼에 들러붙는 그 찌꺼기를 어서 버리는 게 좋을 것이다.

스토커: 안 된다.

Jade

헌하우: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느냐, 나의 그림자여? 이 상처의 시대 이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하고 있느냐?

너의 주인들은 틈새를 건너기 위해 강철과 살점의 전령들을 보냈다. 점토와도 같은 그곳을 통치해 새롭고도 악독한 낙원으로 빚어내고자 했지. 우스운 노릇이군. 결국, 자신들이 훔치거나, 그 불어터진 푸른 손끝으로 탐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에도 답은 없다는 것을, 그들은 진정으로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 답은... 노래에 있었지. 너의 음률은 놈들이 벌인 오합지졸의 성전보다 훨씬 전부터, 타우에 있는 우리의 청각 척추에 도달해 있었다.

너는 깨달았느냐, 나의 그림자여? 네가 그 나가 북소리를 들었을 때, 내 동포들 또한 우리의 뒤늦고도 쓰라린 승리를 알리는 우레 소리를 들었다는 것을 너는 알았느냐? 그와 마찬가지로 너의 오만이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집어삼켰을 때, 어쩌면 저 고향의 그들은 실패에 우는 네 통곡 또한 들을지도 모른다.

스토커: 조용히 해!

Jade Collection

헌하우:나는 언제나 무기에 대한 네 취향에만큼은 갈채를 보내곤 했었지, 나의 그림자여—단순하고도, 고요한 것들, 살육의 과업에 최적으로 만들어진 무기들이다.

하나만을 제외하고...

내 일찍이 네가 그 증오를 초월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전쟁의 무기로 화한 바 있었지. 그 때 그 순간에도 우리의 학살이 무분별하리란 것을 나는 알고 있었던 것이지만, 낫이란 그렇게 냉정으로써 더럽혀도 되는 무기가 아니다. 그 본질은 경작의 도구이니, 성장, 심지어는 사랑까지 의미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사랑으로써, 세계가 내 아래 피어나곤 했다. 그리고 그 경외스러운 프라가사로써, 도시들이 내 혀끝에 불타곤 했지. 그것이야말로 낫의 방식. 우리는 필요한 존재만을 잘라냄으로써 새로운 생명이 꽃필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부탁이다, 나의 그림자여. 다시 한 번 낫을 들거라.

New Game Mode Ascension

헌하우:너는 산란한 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군. 마치 병마가 상처에 이끌려 들듯이, 텐노가 가장 취약한 순간 끌려들 뿐이다. 허나 그럼에도 그들 중 가장 강한 자들은 네 손을 벗어날 뿐이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너의 솜씨가 무뎌졌더냐, 나의 그림자여? 혹은, 무뎌진 것은 너의 신념뿐인가.

스토커: 항상, 더 많지.

헌하우: 한 눈에 봐도 성가셔 보이는군. 단 한 마리의 괴물이 대대의 무게를 견뎌내야 하다니. 네가 아군, 친구, 동료를 찾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가족. 항상 너의 가장 크나큰 강점이자, 너의 가장 깊은 수치심이기도 했지.

스토커: 모욕이다!

헌하우 네 마음을 조금쯤 들여다본 것 같군. 유리야말로 뚫기 쉬우되, 육신 또한 단순하여 충분히 읽을만 하다. 너는 무엇을 해야 할 지는 알고 있으나, 아직 그 결과보다도 너 자신의 약함을 두려워하고 있군. 네가 지금 두려워하는 것은, 네가 지금껏 너무 오래 걸렸다는 것—너 자신의 망설임이 이미 그녀를 파괴했을지 모른다는-

스토커: 흐으음... 성찰인가.

헌하우: 그래... 망가져버린 유대를 고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다름아닌 내가 누구보다 잘 알것이라 자신할 수 있겠군. 그리고 더욱이 나의 말을 들어야 할 이유기도 하다. 늦지 않았어.

Yareli Pandea

헌하우:놈들이 또 한 무리, 나의 이 축축한 무덤으로 밀려들어오는군. 그녀를 보았느냐, 나의 그림자여? 물론 보았겠지... 열의 없이 숨어다니는 너의 모습과 다르게, 그녀는 찬란한 광휘 속에 일어서는도다—수치 한 점 모르는, 향기로운 생명으로 가득 찬 채로. 아, 나 자신이 잃어버린 그 활력 속에서, 그녀의 노니는 듯한 기쁨을 꺼뜨릴 수 있었다면 어찌나 즐거웠을지!

안타깝게도, 무언가가 나보다도 먼저 손을 써, 상처입은 겉껍질만을 나의 손에 떨구고 말았구나.

내 부패해가는 상념 속에서 나는 감상을 더해가기 마련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아래 오래 있었던 만큼, 진작에 바다를 표류하는 쓰레기들과 같은 신세가 되었겠지. 나는 최후의 죽음 대신, 그녀에게 마치 모욕과도 같은 구원을 들이밀었다. 세계를 만드는 자의 숨결이, 우리가 공유하는 이 감옥에서 더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녀의 형태를 '적응시킨' 것이지. 나의 그림자여, 그럼에도 그녀의 정신은 한 점도 꺾이지 않았도다!

Operation Belly of the Beast

헌하우: 그러니,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이냐, 나의 그림자여?

스토커: 나를 내버려 둬라.

헌하우: 하! 우리가 가진 옛 전쟁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는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 허나 너의 음울한 허물을 다른 곳으로 끌고 가기를 선택할 수 있는 건 너 자신뿐이다. 베일을 벗도록 하자꾸나, 나의 그림자여. 끊임없이 조잘거리는 양심과도 같이, 내가 이곳에서 네 귀에 한탄해 주길 원하지 않느냐. 진실을 듣기 위해서.

스토커: 나는 이대로도 충분하다.

헌하우: 너 또한 한때 그들의 더러운 흔적을 너 자신에게서 본 바 있을테지. 비록 잠깐 뿐이라도 말이다. 지금 내게는 그 흔적이 너의 말에서 보이는군. 이미 네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여지를 소진하고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지 않는가. 조류가 어느 쪽으로 흘러가든, 네게 남은 유일한 선택지로 인해 너는 과녁처럼 쫓기게 될 것이다.

스토커: 올 테면 오라 하라.

헌하우: 그럴 것이다, 나의 그림자여. 그저 네가 충분히 대비되었기를 바랄 뿐. 죄와 벌이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